초등학교라는 세상을 처음 접하는 막내는 아침마다 힘들어한다.
그럴 때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럴 거라는 어림짐작으로 '빨리빨리'를 누그려 트려 본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등교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면 빨리빨리를 남발하기 시작한다.(아~~~ 쉽지가 않다 정말)
그런데 오늘은 깨우지도 않았는데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고 신이 나서 춤을 추고 있지 않은가!! 두둥
막내의 첫 소풍날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어제 도시락에 넣을 김밥재료과 군것질거리를 살 때부터 신이 나 있었는데 그 도파민이 오늘도 작용했는지 등교 전에 이런 모습을 처음 본 나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내는 새벽수영도 가지 않고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내가 도시락을 준비할 동안 난 아침을 먹이고 양치를 시켰다.
야외 소풍이라 큰아이와 함께 막내아이 온몸에 선크림을 듬뿍 발랐다.
바르는 동안 한참이나 웃으며 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니 그동안 내가 보여준 행동에 미안함이 몰려왔다.
이렇게 즐겁게 갈 수 있는 학교였는데 앞으로는 아이의 마음을 더 헤아려 보기로 하며 선크림을 바르며 다짐했다.
도시락 준비가 다되어 음료수와 함께 가방에 넣었다. 학교로 출발할 준비를 마치고 문을 나서는데 김밥에 라면도 먹고 싶다고 투정을 부렸다.
잠시 고민하다 컵라면은 뜨거운 물이 필요한데 소풍장소에는 없으니 아빠가 사놓겠다 약속했다.
그제야 웃는 표정으로 학교로 걸음을 내디뎠다.
학교 앞 횡단보도를 건네주고 편의점에 들러 컵라면 하나를 샀다.
아이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기로 한 첫날 실천으로 옮긴 행동이 되었다.^^
'오래 지속돼라' 마음속으로 다시 한번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