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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and 글 이야기

중고거래를 통해 배운 삶의 가치

by 자부리 2023.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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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 번만 보고 보지 않는 책들과 한번 읽고 두 번 다시 읽지 않는 책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책장 서랍과 창고에 쌓인 책들을 모두 꺼내 분류했다. 차마 사진은 못 찍었지만 신발장에도 구겨 넣은 책들도 30권은 족히 넘었다.ㅠㅠ

어디 있는지도 몰랐던 골동품 같은 책들이 하나둘 발견이 되고 내가 구매를 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책들도 더러 있었다.

작년에도 책정리 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책을 판매하려 했지만 몇 권만 빼고 매입이 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나머지 책은 개인이하는 중고서점에 들러 무게를 달아 5000원을 받은 기억이 있다. 그때 소장할 요령으로 빼놨던 '스님의 주례사'는 다시 먼지가 쌓인 체 발견이 되었다. 이번에는 꼭 다시 읽어 보리라 나만의 서재 책꽂이로 옮겨 놨다.

 

 

결혼 때 샀던 CD겸용 라디오가 다시 고장이나 CD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집에서 술 마실 때 자주 들었다. 휴대폰을 틀면 나오는 음악과 같은 음악이지만 뭔지 모르게 다른 느낌이었지만 이제는 틀 수 있는 장비마저 고장이 나서 팔기로 마음먹었다. CD와 책을 모두 받아 주는 알라딘 중고서점 대구점을 찾았다. 

대구 번화가 지하상가에 위치하고 있어서 사람은 언제나 북적이는 곳이다. 아이들도 책을 좋아하기 시작해서 사진 찍기 싫어하는 큰아이가 신이 났는지 브이자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카운터 앞 직원분께 책과 CD를 모두 전달했다. 빠르게 검수를 시작하셨다.

책과 CD를 검수해서 문제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매입이 안 됐다. 또한 적정재고 이상의 제품이거나 구매대상 물품이 아니면 중고거래가 되지 않았다. 특히 책은 줄이 처져 있거나 물기가 조금이라도 묻은 흔적이 보이면 매입대상에서 제외됐다.

27권이 매입이 되어서 6만 2천700원을 받았다. 절반이상은 매입이 안 됐다. 특히 CD는 4개만 매입이 되었다.

매장 내부를 둘러보고 구매하고 싶은 책이 있는지 검색도 해 보았다.

공룡이 되고 싶은 막내가 어깨를 으쓱으쓱하면서 달려오고 있었다. 이번엔 파충류가 되고 싶다고 해서 책을 사주었다.

거래가 되지 않은 물품을 차에 가져다 놓고 교보문고로 이동했다.

책구경도 하고 사람구경도 하고 막내와 셀카놀이도 하며 아내를 기다렸다. 내가 읽어 봤으면 하는 책과 내가 원하는 책, 그리고 큰아이 책 2권을 구매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구석 한자리에 그대로 쌓여있어 빛을 보지 못한 책들과 CD를 세상과 연결시켜 준거 같아 마음이 뿌듯했다.

누군가에게는 힘이 될 수 있는 한 줄이 될 수 있고 어떤 이에게는 각박한 세상을 춤추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중고거래는 그런 것이다.

버리면 쓰레기가 되어 한 줌의 재가 되지만 중고거래를 통해 필요한 사람을 연결시켜 주면 스스로가 가진 힘을 전달해  삶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중고는 보이는 부분에 세월의 흔적이 많이 묻어 상처 나고 더러워지고 때가 타지만 그 안에 있는 가치는 그대로인 거다.

 

겉만 보고 가치를 외면한 채 살아온 삶을 살진 않았나 반성을 했다.

태어났음에 소멸되기 전까지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오늘도 세상에서 많은 걸 보고 배웠고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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