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부족해 벽지만 새로 바른 오래된 아파트에서 아내와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넉넉하지 않은 돈벌이와 비좁은 공간들로 인해 조금씩 숨이 조여 왔다. 그래도 만족이라는 두 단어의 힘을 흔들림 없이 믿으며 삶을 살아갔다.
신혼살림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건 울산에서 공수해 온 아일랜드 식탁이었다. 접으면 이동식 서랍장이 되고 펴면 술상이 되는 아주 쏙 마음에 드는 녀석이었다. 아이들을 재우고 꿈에 대해,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공간이라 그런지 유독 그 자리에 앉으면 마음이 편해졌다. 불을 끄면 야광별이 천장에서 빛났고 무수한 상상의 이야기들로 작은 공간들이 꽉꽉 채워졌다.
'8년 전 빔을 이용해 가족영화를 보면 어떨까?' 하는 아내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바로 실행되지는 못했다. 고가의 장비값이 부담이 된 것도 있지만 돈이 조금이라도 모이면 어떻게 알고 돈을 달라는 곳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이곳으로 이사오고 드디어 빔을 구입하게 되었다. (고마워 김여보^^)
의자를 받침대로 하고 벽을 스크린으로 사용했다.
이 제품은 초단초점 빔이라 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어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아이들과 함께 볼 영화를 고르는데 각자 취향이 다르다 보니 의견이 분분했다.
아내는 결론은 나게 되어있다는 걸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의 영화가 결정되기까지 화내지 않고 기다려 주었다.
영화가 결정되고 컴퓨터와 빔을 연결시켜 화면을 조정했다.
결혼 후 말로만 했던 이야기가 현실이 되어 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내 볼을 꼬집었다. 아픈걸 보니 이 현실은 사실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많은 걸 깨달았다. 좋은 말은 무조건 내뱉어야 된다는 걸.
영화를 보면서 빈백의자를 사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구매했다.'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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